몇년 전 포털에서 인터넷미술대전이 한창 진행중일 때
미투카페에 활발하게 글을 올리시던 작가분 가운데
아름다운 수채화를 그리시는 화가분이 계셨다.
다양한 수채화 공모전에서 우수상 내지는 특별상이나
특선을 수상하신 경력이 화려한 배정희작가님.
그 분의 작품 특색은
정물작업을 통해 바닥무늬(도끼다시)를 깔고,
시간의 흐름과 빛에 의한 칼라의 변화,
그에따른 공간을 표현함과 동시에
인생의 희노애락을 담으려 했다는 점이다.
도 닦는 심정으로 바닥의 무늬를 닦는다는 작가님의
이야기에 많은 회원들이 호응을 해주었고,
그리해 그 작업을 '무늬닦기'라 명하자는 의견까지 나왔다.
그 무늬닦기 기법으로 작품화한 빛과 시공시리즈 가운데
이 작품은 '프리마돈나의 꿈'이다.
장미 한 송이가 중앙에 덩그마니 놓였을 따름인데
"웬 프리마돈나?" 라고 묻는다면
아래 그림을 참고하기 바란다.
이 그림은 아래 그림을 보다 추상화한 그림이기 때문이다.
이 그림의 발레리나를 강수진이라 생각해 보자.
작가가 이 작품을 작업할 당시 세계의 주목을 받는 프리마돈나 강수진의 발 사진이
세간에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무대 위에서 공연하는 모습은 아름답고 화려하지만,
그 배후엔 고통과 좌절의 시간을 묵묵하게 연습으로 채운 일그러진 그녀의 발이 있었다.
그녀에게 망가진 발은 이제 삶의 반영이자 일부가 되었다.
고통과 절망의 시간을 이겨낸 그녀의 발은 그래서 일그러지면 일그러질 수록 더한 아름다움으로 빛난다.
바로 이런 고통속에 피어난 프리마돈나의 꿈이
한떨기 장미로 승화되어 표현된 것이다.
단순히 지나칠 수 있는 그림이지만
이 그림에 얽힌 배경을 알고 있었기에
재경매로 나온 것을 보고 바로 입찰해서 낙찰받았다.
작가의 노고에 비하면 너무도 헐한 값에 낙찰받아
송구스럽기 짝이 없지만
소중히 오래오래 간직하면서 작가의 노고를 기억하려 한다.
언젠가 뵐 날이 오면
귀한 작품 보내주신 배정희 화가님께
든든한 밥 한끼와 향긋한 차 한 잔 대접하고 싶다.
출처[포털아트 - 바람의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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