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좋아하는 나지만 그동안 누드화엔 그닥 손길이 가지 않는 편이었다.
그래서 2008년 한미키 화백께서 '이웃사랑 기금 마련을 위한 자선전시회'를 위해 귀국초대전을 하시며 수묵으로 작업하신 누드 뎃생 외엔 한 작품도 소장하지 않고 있었다.
욕심을 내보자면, 김종하 선생님의 1980년작 30호짜리 누드화인 '여인의 뒷모습'같은 걸 갖고 싶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일 뿐 나의 처지로선 실현하기 어려운 욕심일 뿐이다.
예전에 포털에 전시되었을 때 열심히 드나들며 눈호사를 즐긴 걸로 만족하고 있다.
그러다 이번에 박세당님의 누드에 관한 세미나를 듣고부터 누드를 보는 새로운 눈이 생겼다.
정확히 말하자면 좋은 누드화를 소장하고 싶다는 작은 바람이 생겼다고 할까?
세미나가 끝난 뒤 대전까지 내려갈 예매버스표시간까진 두시간 가량 여유가 있어서
전시장을 거닐며 차분하게 작품들을 감상하다,
내눈에 확 들어온 작품이 바로 신유경 작가의 '기억 너머'이다.
장지에 채색을 한 20P 작품인데,
황금빛 햇살 아래 펼쳐진 황홀한 빛깔의 연잎들 가운데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표정으로 느긋이 앉아
살포시 눈을 감은 채 연꽃과 하나된 여인의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워보일 수가 없었다.
처음 본 순간 정말이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아, 바로 저거구나! 저게 바로 좋은 누드로구나!! 하는 생각이 팍 들었다.
보고... 보고... 또 보고... 하면서도 마음속으론 경매가격을 저울질했다.
그 저울질은 대전 집에 내려와서도 계속되었다.
사실 포털전시장에 가기 전부터 마음에 두었던 다른 화가분의 작품이 있었는데,
마음에 꼭 드는 작품의 가격을 보니 여력상 현재로선 경매에 도전하기 힘들 것 같았다.
그래도 혹 좋은 수가 나지 않을까 고민에 고민을 했는데,
아무래도 지금은 역부족이어서 깨끗이 포기를 하고 보니,
신유경 작가의 작품은 절대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정의 순간 바로 경매요청을 했다.
다행히 다른 경쟁자없이 가볍게 낙찰을 받고 보니
좀 싱겁기도 하지만 어쨌든 행복하다.^^
(너무도 아름다운 작품이라 혹시 경쟁이 치열할까봐 내심 걱정했드랬다^^;;)
그림 속 여인이 짓는 평안한 미소와 보드라운 살결, 군살없는 몸매는 내가 모두 부러워하는 모습이다.
이 그림을 걸어두고 매일매일 보면서,
이 세 가지 가운데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미소만이라도 꼭 닮은 사람이 되고 싶다.
작품에 담긴 신유경 작가의 이야기를 덧붙인다.
[ 인간 안에서 자연을 느끼고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은 의지와
자연을 사랑하는 심상을 인체 안에 담고 싶었다.
다시 말해 자연과 인간의 교감과 흡수라는 내용의 메세지를 담고 있다.
아름다운 여인의 느낌과 함께 행복한 상상의 여운을 주는 작품이다.]
출처[포털아트 - mal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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