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처가에는 대단히 넓은 대추나무밭이 있었다. 빨갛게 익은 대추를 수확할 때면 일손이 모자라 휴일에는 온 식구가 시골에 가서 대추 줍는 일을 도왔다. 탐스러운 굵은 알을 보면 희열이 느껴지지만, 허리를 구부려 한 알 한 알 집는 작업은 보기보다 힘이 든다. 아이들은 한 시간이 채 안 되어 달아나 버릴 정도다. 지금은 다 추억이 되었다. 장인어른께서 연로하여 대추나무를 베어내거나 밭을 모두 넘겼다.
빨갛게 익은 마른 대추를 화폭에 담은 김동구 화백의 '가을의 향기'는 시골 처가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눈을 감지 않아도 달콤한 대추 내음이 폐부 깊숙이 스며든다.
출처[포털아트 - 범물]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