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8일 토요일

결혼기념일 - 작가 고원수



작 품 명 : 결혼기념일
작품규격 : 10P(53cm x 41cm)
재    료 : 선각 후 아크릴 채색
창작년도 : 2010
작 가 명 : 고원수

선각화는 그림을 그리고 조각하듯 오리고 색채를 입히는 선각채색화의 대가라 불리는 고원수작가의 부조화된 회화쟝르입니다.





'선각채색화'는 '각(刻)'과'색(色)'의 결합된 형태입니다.


회화 작품에서 물감으로 명암을 나타내어 입체감을 느끼게 하는 기법은 음영을 통해서 물체의 질량감을
표현하기 위한 것으로, 평면이나 입체작품 모두가 음영의 美的 구조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채색을 통해 만들어진 심리적인 음영만으로는 실제적인 질량감과 촉각적인 美를 느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저는 평면과 입체를 동시에 수용하여, 색채와 음영을 동시에 지각하게 하고자 하였고,
시각과 촉각의 상호보완을 통해 잔상효과의 지속시간을 길어지게 했습니다.


이러한 방법들은 궁극적으로 평면회화의 한계인 일루전을 극복하고, 물질의 정서적 문제를 환원시키려는 노력이며,
또한 실상과 가상의 문제를 판화 이미지를 차용하여 또다른 회화의 쟝르로 넓혀감과 동시에
원판의 개념으로 풀어보고자 한 것입니다.



[작가노트]

선각채색화를 연구하며…….

신조어인'선각채색화'는'각(刻)'과'색(色)'의 결합된 형태입니다.

회화 작품에서 물감으로 명암을 나타내어 입체감을 느끼게 하는 기법은 음영을 통해서 물체의 질량감을 표현하기 위한 것으로, 평면이나 입체작품 모두가 음영의 미적 구조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채색을 통해 만들어진 심리적인 음영만으로는 실제적인 질량감과 촉각적인 미를 느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저는 평면과 입체를 동시에 수용하여, 색채와 음영을 동시에 지각하게 하였고, 시각과 촉각의 상호보완을 통해 잔상효과의 지속시간을 길어지게 했습니다.

이러한 방법들은 궁극적으로 평면회화의 한계인 일루전을 극복하고, 물질의 정서적 문제를 환원시키려는 노력이며, 또한 실상과 가상의 문제를 판화 이미지를 차용하여 또다른 회화의 쟝르로 넓혀감과 동시에 원판의 개념으로 풀어보고자 한 것입니다.

작품전반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이미지의 상징적 표현이나 단순화, 함축, 왜곡, 확장 등으로 변형시킨 간략한 선각이 재현을 넘어서 본래의 사물이 간직한 내적 생명력으로 표현 됩니다.

또한 이러한 선각은 고대로부터 원초적이고 강렬한 생명력과 영원성을 담아내는 직접적인 표현방법으로 다양하게 인류문화에 상징적 암시를 나타냈고, 이미지의 전달이나 의사소통의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근원적인 표현의 문제에서 '선각'은 경북 울진군 반구대 암각화나 천전리 암각화, 경주남산에 있는 선각 아미타 삼존불, 시칠리아섬의 아다우라 동굴 선각화 및 과거의 여러 흔적들에서 많은 부분을 연구, 응용하고 있습니다.
'색'은 우리문화에 침잠되어 있는 방위적 색인 오방색(적․청․황․흑․백)을 중심으로 '상생(相生) ․ 상극(相剋) ․ 상비(相比)'라는 개념적인 부분으로 살펴보고 있으며 정확한 오정색(五正色)이나 오간색(五間色)의 사용이 아닌 동서남북과 중앙이라는 다섯 방위의 해석된 색이며 컬러 농도에서는 작가의 감성을 우위에 놓습니다.

본인은 위의 내용을 예술작품으로 시각화하는데 있어서 꽃 외에도 풍수지리에 나타난 도상학적 이미지의 상징들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2006년의 땅꽃을 주제로 한 전시에서도 보였듯이 세대 간의 갈등이나 문화의 충돌에서 오는 가치관의 혼란으로부터 보호받고, 그 공간 안에서 생명에너지를 느끼며 동일시 되고픈 내면적 욕구가 색채와 대중적 이미지를 통하여 부여됩니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일상생활의 주변에서 채집된 것으로 유년시절의 기억이 반영된 것들이거나 지금의 모습이 투영된 것입니다.
즉 한국인의 의식 밑바닥에 유전적으로 내재된 집단 무의식적 색채의식의 성격을 설명하고자 했습니다.





선각+채색

그리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어요.
그리는 것만으로는 만족할수 없다.
그래서 조각하고 색을 넣는다.

빛과 그림자
선각 채색화는 조명에 따라 그림이 달라집니다.
즉 아침,점심, 저녁,밤에 따라 전혀 다른 작품이 됩니다.
삼파장 형광등 불빛 자연광(실내에서) 한 낮(실내에서) 오후4시(실내에서)
보여지는 작품의 색채는 시각에서 오는 또 다른 영감과 정서를 보여줍니다.






[평론]

고원수의 경쾌한 플라우워 팝 !! (김종근평론)



1960년대 초 미국 화단을 지배했던 구상회화의 한 경향 중에 '팝아트라는 미술이 있었다.
대중적인 의미라는 '포플러(popular)'와 미술이 결합된 이 미술은 통속적인 이미지, 다시 말해서 일상생활에 흘러넘치는 기성물건이나 대중적 이미지에서 제재를 취했던 것이 팝아트 작가들의 특징이었다.
처음 추상 표현주의에 대한 반동으로 일어났던 이 미술은 현대의 테크놀로지 문명에 흔히 발견되는 일상적인 이미지나 물체를 미술 작품으로 전환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팝아트적인 미술작품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산업화 되고 글로벌화 된 소비사회와 유행이 그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대중적인 문화와 더불어 복고적인 팝 미술의 부활을 예고하고 있는 이 미술에는 하이퍼나 극사실과 맞물려 더욱 각광을 받는 듯 보인다.
특히 팝 아트의 작가들은 일상의 이미지를 인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미의식의 기호나 상징체계로 사용하고 있다.

보다시피 고원수 작품의 경우 과연 이것이 팝 아트의 부류에 넣을 수 있을 것인가?
라는 이견이 전혀 없을 수 없지만, 그는 매우 팝 적인 표현 스타일이나 기법 그리고 색상 등에서 한국적 팝의 한 패턴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그가 다루는 테마는 다분히 식물 , 즉 그 가운데 꽃이 주요한 테마로 등장 된다.
워낙 많은 작가들이 정말로 특색 없이 꽃을 그리고 있는 유행 속에서 이제 꽃은 보는 것만으로도 지겨울 정도이다.

그러나 고원수의 경우는 그 진부한 테마를 이렇게 산뜻하고 경쾌하게 표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나는 그를 새롭게 주목하고 싶다.
먼저 그의 작품이 눈길을 끄는 것은 모티브의 표현이다.
꽃을 묘사 한다거나 그리는 전통적인 기법을 철저하게 무시한 그의 화풍은 다분히 리히텐슈타인의 화풍을 연상시킨다.

모티브의 부분 부분을 다른 색채로 칠 한다든가, 모티브의 외곽선만을 남겨두고 화면을 구성하는 테크닉이 매우 신선해 보이기 때문이다.
일견 톰 웨셀만의 구성법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의 전통적인 형상의 꽃들은 평면적인 구성으로 형태와 색채의 모던한 대립과 조화를 보여준다,

그러고 보면 고원수는 우리의 전통적인 식물들을 기본으로 한 꽃의 이미지를 작품 속에 가장 컬러풀한 꽃의 형상으로 변형 시키고 있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식물의 형태를 사실적으로 옮겨오되 표현에서는 요철의 효과를 적절하게 살려 전통적인 꽃의 이미지를 팝아트적인 이미지로 전이 시키고 있다.

고원수의 이 되살린 이미지들은 색상의 깊이와 외곽선의 느낌에서 대중적인 오브제로서 발견되는 장식적인 꽃의 가벼움과 아름다움을 전달해준다.
기본적으로 식물의 형태를 치장하지 않고 회화의 낭만성을 색채와 형태 쪽으로 끌어감으로서 그는 그만의 변별성을 확보하고자 한다.

문제는 그의 그림이 어떻게 좀 더 독창적인 세계로 나아가면서 변별성을 가질 것인가가 논의 되어야 한다.
이점을 그는 색채에서 찾는 듯하다.
그는 기존 정물 화가들이 보여준 인상파 류의 그림과도 구별되며 미국적인 팝과도 구별되는 고원수만의 한국적 팝의 세계를 확보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색채에 두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의 회화 중에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화면속에 보여지는 평면성을 강조한 구성과 조형성이다.
투명하고 경쾌한 색들이 대조적인 조화를 이루며, 이 색조들은 꽃의 형태에 경계를 구분 짓는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자세히 보면 이들은 공통적으로 모두 오방색에 기초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오방색이라 하면 황, 청, 백, 적, 흑의 5가지 색을 말하는데 이것들은 음과 양의 기운이 생겨나 하늘과 땅이 되고 다시 음양의 두 기운이 목ㆍ화ㆍ토ㆍ금ㆍ수의 오행을 생성한다는 음양사상에 기초 하고 있는 색채이다.

이런 오방색의 기능은 생활에서는 오행의 상생과 관련하여 장수하고 부귀가 충만 하도록 하는 기원의 뜻이나 오행을 갖추어 나쁜 기운을 막고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것이기도 하다.
아마도 고원수의 색채에의 관심은 여기서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그가 색채를 사용하는데 있어 전통적인 음양사상에 따라 그것은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의 생활 습속 가운데 한국인 특유의 색채의식이 내재 된 이 오방색을 고원수가 쓰는 것에는 다분히 전통적 미의식의 차원 뿐만은 아니다.

그것이 가진 상징적인 의미도 포함되어 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다만 그것이 어떻게 그의 회화에서 읽혀지는가가 그의 회화에 문제로 남는다.
모든 색채에는 그만큼의 내밀한 의미가 있는 것처럼 그의 작품 속에 주제가 되고 있는 나리꽃이나 여름, 해바라기 등이 그것과 잘 조화가 이룰 때 고원수의 회화는 보다 넓은 보편성을 획득 할 것이다.

표현형식이나 기법에 있어서 <울 엄니 땅속 같은> 작품에서처럼 보색관계와 오방색을 적절히 사용하여 고전적인 꽃의 이미지가 현대적인 팝아트와 만나 고원수식의 독특한 형식을 만들어 내는 한국적 팝의 상징성과 美형식, 내가 그에게서 주목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이다.



출처[포털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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