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마을 언덕 제일 높은 곳에 우뚝 자리하던 당산나무.
우리들의 아지트였고, 할머니들의 고스톱 하우스였으며, 막걸리 한사발 들이키고 주무시던 할아버지들의 수면방이였던 그곳.
조경주 화백님의 이 그림을 감상하는 동안 푸근하지만 위엄있고, 때로는 눈부시게 아름답고 화사하던 그 당산나무가 떠올랐습니다.
어느 때인가, 고향갈 때마다 지나다녔지만 오래도록 가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당산나무 아래에 간 적이 있습니다. 근 30년 만이었습니다. 무척이나 오랫만이라... 조금은 낯설고 조심스런 발걸음으로.
그리고...
아..!
그분의 600년이란 세월을 가슴 벅차게 실감했습니다. 바로 어제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정말 30년이 하루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변함없이, 거기에, 계시더군요.
30년이란 시간. 과연 그간의 내 삶은 어떤 노래였을까요? 화백님의 그림을 바라보며 슬며시 눈을 감아봅니다.
앞으로 또 어떤 삶의 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를 일이지만, 언젠가 정말 마지막으로 노래 한 곡조 한다면...
그곳에서, 그곳에 편히 앉아 나즈막히 즐겁고 행복한 노래를 불러보고 싶습니다.
출처[포털아트 - paile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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