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5일 월요일

그곳의 노래가 파노라마처럼...


어린 시절...
마을 언덕 제일 높은 곳에 우뚝 자리하던 당산나무.
우리들의 아지트였고, 할머니들의 고스톱 하우스였으며, 막걸리 한사발 들이키고 주무시던 할아버지들의 수면방이였던 그곳.
조경주 화백님의 이 그림을 감상하는 동안 푸근하지만 위엄있고, 때로는 눈부시게 아름답고 화사하던 그 당산나무가 떠올랐습니다.
어느 때인가, 고향갈 때마다 지나다녔지만 오래도록 가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당산나무 아래에 간 적이 있습니다. 근 30년 만이었습니다. 무척이나 오랫만이라... 조금은 낯설고 조심스런 발걸음으로.
그리고...
아..!
그분의 600년이란 세월을 가슴 벅차게 실감했습니다. 바로 어제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정말 30년이 하루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변함없이, 거기에, 계시더군요.
30년이란 시간. 과연 그간의 내 삶은 어떤 노래였을까요? 화백님의 그림을 바라보며 슬며시 눈을 감아봅니다.
앞으로 또 어떤 삶의 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를 일이지만, 언젠가 정말 마지막으로 노래 한 곡조 한다면...
그곳에서, 그곳에 편히 앉아 나즈막히 즐겁고 행복한 노래를 불러보고 싶습니다.


출처[포털아트 - pailee2]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