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24일 월요일

최도렬의 참새와 매화를 보며


최도렬은 정종여와 리석호에 필적하고 1993년까지 장수하여 그들의 공백을 메울 수 있었던 대체 가능한 거의 유일한 1세대 조선화가였다. 또한 최도렬은 역대 조선화가 중 가장 힘 있고 특이한 명필체를 자랑하기 때문에 그의 그림 관전 포인트는 늘 서화(글과 그림)의 2가지 시점이 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소품 형식의 선물 그림을 찾아오는 벗들에게 즉석에서 곧잘 그려주었다고 한다. 이 참새와 매화 그림은 미리 준비해둔 일반적인 크기의 그림이 아닌 임의 크기로 자른 화선지에(91*21) 그린 즉석 선물 그림일 가능성이 많다. 족자가 되기에는 너무 폭이 작은데, 이 작은 폭 때문에 매화의 밑둥은 여백이 없이 좌우로 꽉 차게 그려져 무게감을 던져주고 있다.
세로로 긴 화폭 사이즈에 착안하여 작가는 매화의 한 가지를 용의 꼬리처럼 힘있게 휘갈겨 늘여 놓았다. 그 위에 참새 한쌍이 나란히 앉아 있는데 마치 실제 살아 있는 참새들처럼 수컷은 다소 경계심을 보이며 정면을 응시하고 있고,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다정하게 수컷을 바라보는 암컷은 화면의 긴장을 풀어 주고 아기자기한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암갈색의 매화나무와 살색의 참색들, 그리고 홍매화 잎들과 나무 옹이의 청색 반점들은 다채로운 색채적 어울림과 중후한 조화를 선사하고 있다. 밑둥의 매화 가지들을 묘사한 힘있는 곡선과 직선의 필선들에서는 대가다운 기상이 안겨온다. 제목 글씨의 참새와 매화, 청송관 최도렬의 서명에서는 천하명필의 운율과 서도의 달관이 배어 있다.

출처[포털아트 - jangra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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