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어가는 선운사 계곡에 서서히 어둠이 내리고 있다.
하루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하려는 듯 태양이 그가 가진 여력을 빈 공간 사이로 쏟아 붓고 있다.
그러나 어찌하랴.
이미 힘을 다한 그의 餘明(여명) 만으로는 밀려오는 어둠을 막아낼 수가 없다.
하지만 슬퍼하거나 안타까워 할 필요는 없다.
내일 아침엔 어둠이 물러가고 새로운 빛이 이 어둠이 머물던 공간을 다시 채우게 될 것이다.
모든 것은 그렇게 변해갈 뿐, 없던 것이 나타나고 있던 것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諸行無常...
그림 속에서 마치 나의 생을 보는 듯하여 선뜻 이 그림을 선택했다.
처음으로 이 화가의 그림을 샀다.
그림을 받아 본 결과는 아주 만족스럽다.
그동안 왜 외면하고 있었을까?
윤석수.
그는 참 그림을 맛깔스럽게 그린다.
자연을 묘하게 비틀어서 그림을 그려내는데 그 그림이 자연보다 더 자연스럽다.
거친 듯한 그의 붓질은 아주 짧은 순간도 아주 작은 움직임도 놓치지 않고 포착해 낸다.
그는 아주 예리한 눈을 가진 것 같다.
식탁위의 그림을 오랜만에 이 그림으로 바꾸었다.
어두운 빛깔의 그림이 오히려 식탁을 환하게 비춘다.
출처[포털아트 -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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