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9일 수요일

최제남의 대성산동물원 호숫가를 거닐며


대성산 동물원을 거닐며 따사로운 봄볕을 쏘이던 작가는 마침내 감흥을 억누르지 못하고 붓을 휘둘러 환성적인 인상파의 화폭을 단숨에 완성시켰다. 북한에서의 걸출한 인상파 대가이자 우리식 유화의 계승자인 최제남의 즉흥적인 영감과 신들린 손놀림, 그리고 감미로운 감성은 역사상 서구의 어느 인상파 화가의 필력에 뒤지지 않는 경지에 올라섰고 미학적 완성도 또한 빼어나다.

암갈색 고목나무에 붙은 새록새록 피어나는 파란 새순은 맑은 날 한밤중에 벅혀 있는 별자리처럼 촘촘히 반짝거리고 있다. 고목나무는 겨울 잠에 깨어나 기지개를 켜고 몸을 뒤틀며 약동하는 봄을 맞이하여 뛸 듯이 기뻐하는 동물처럼 생동거린다. 풀숲은 봄바람에 머리를 빗고 일어나 봄을 환영하여 춤을 추며 반기는 듯 하늘거린다.

호숫가의 백조는 한적하고 평화로운 정경 속에서 우아하고 한가롭게 호수 물위를 배회하며 노닐고 있다. 유리처럼 투명한 하늘은 수채화처럼 창백하고 수줍은 처녀의 얼굴처럼 하얗고 푸르른 빛깔이 번져나가고 있다. 원경의 숲속에는 나뭇잎들이 앞다퉈 녹음을 이루는 광경이 아련하게 펼쳐지며 손짓하고 있어 환상적인 낭만적 감수성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한다


출처[포털아트 - jangra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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