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7일 목요일

시들지 않는 열망


경비실로 배송된 그림을 찾아와 조심스레 포장을 벗기고 의자위에 가만히 올려놓았다. 몇 발짝 뒤로 물러서서 10여분 동안 지긋이 그림을 응시해 본다. 혹시 그림을 그린 사람의 마음이 읽혀지지는 않을까 하고.....

유년시절 미술부 활동을 하면서 수많은 사생대회를 뛰어다녔었다. 거의 매번 조회 시간에 전교생이 보는 앞에서 교장선생님이 대독하는 상장을 받고는 으쓱하기도 했었다. 당연시되던 나의 바람과 친구들의 생각과는 달리 미대를 진학하지 못했다. 그리고 어언 40년의 세월이 흘렀다. 항상 못 다 이룬 열망이 고착화된 응어리진 마음과 동행하는 긴 시간이.

작가의 삶을 돈으로 얻은 것이 처음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업적 행위가 쌍방을 위한 건전한 나눔이라면 앞으로 종종 그렇게 할 생각이다. 좋은 그림을 구입하여 교회당에도 걸어 놓고, 딸이 운영하는 식당에도 손님들에게 음식 그 외의 것을 제공해 드리고 싶고, 이전과는 달리 집에도 여러 점 걸어 놓고 아내와 그림을 이야기할 것이다. 앞으로 태어날 손자 손녀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예술을 이야기하며 풍성한 정서를 심어줄 생각이다. 유년시절 아니 지금까지 내가 그렇게도 좋아했던, 그렇게도 열망했던, 그러하였기에 이루지 못한 그 꿈이 아픔으로 고착되어 깊은 상처가 되어 있는 마음을 치유해 나갈 생각이다.

김 영민 작가에게 앞으로 점점 더 감사하는 마음이 많아졌으면 좋겠고, 전화상으로 경매일반에 대한 사항을 정중하게 안내해준 장 용주 부장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출처[포털아트 - ma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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