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28일 목요일

달 - 텅빈충만 - 작가 이춘환



작 품 명 : 달 - 텅빈충만
작품규격 : 10F(45.5cm x 53cm)
재    료 : 캔버스에 혼합재료
창작년도 : 2012
작 가 명 : 이춘환

작가노트

달항아리는 아무런 장식이 없는 백자의 희고 깨끗한 색깔과 둥글둥글한 생김새가 넉넉하고, 한국인의 심성과 밝은 정감으로 우리 고유한 정서를 가장 잘 대변하고 있다.

18세기 영조시대 금사리와 분원가마에서 탄생한 세계 도자사상 유례가 없는 거대한 둥근 항아리로서, 수동식 물레로서는 태토의 특성상 30cm도 어려운 상황(주저앉아 버림)에서 높이 45cm가 넘는 백자대호를 만들어냈다.

그 큰 자기를 한 번에 빚을 수 없어, 아래와 윗부분을 따로 만들어 접합시키는 작업이 이루어졌다.

이로 인해 완전한 원형이 아니라 비대칭으로 약간 이지러지고, 어수룩하게 둥그스름한 형태를 보여 오히려 자연스러운 아름다움과 친근감을 불러 일으킨다.

달항아리는 한국미의 상징으로 부잣집 맏며느리의 후덕함.
가득 차 있으면서도 텅 비어있고,
눈처럼 흰(雪白) 빛깔은 청렴을 지향하며 형언하기 힘든 부정형(不定形)의 원이 그려주는 무심함으로써,
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담고 달처럼 공중에 둥실 떠 있는 듯 하다.

가장 친한벗을 붕우(朋友)라 한다.
달(月)은 보름마다 변화하여 이지러지므로 달(月)을 두 개 합해 온전한 만월(우정)을 이루자는 의미처럼, 우리의 달항아리에도 그런 깊은 지혜가 담긴 것이다.

동서를 막론하고 시대를 지나갈수록 기교와 복잡도를 더하고, 형과 색이 난해해진다.

실로 흥미깊은 예외는 단순이다.
이제 우리의 가장 정서적인 색감을 찾기 위해 밑작업으로 캔버스에 오방색을 다 찍은뒤 하나하나 선으로서 지워나가는 작업을 수없이 반복하여 색이 없는 듯 하나 속에서 우러 나오는 배체법으로 모시옷감의 질감을 연상케하고, 달항아리의 이미지를 단순화 하였다.

비어 있으나 비어 있지않고, 가득차 있으나 차있지 않은,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달항아리에 공(空 )과 기(氣)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서정 이춘환


출처[포털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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