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27일 화요일

100년전 서울의 거리 (운현궁꽃집) - 작가 이의성



작 품 명 : 100년전 서울의 거리 (운현궁꽃집)
작품규격 : 변형10호(56cm x 44cm)
재    료 : 캔버스에 유채
창작년도 : 2013
작 가 명 : 이의성



[평론]

[서양화가 이의성의 작품세계]

-100년전 서울거리를 그리는 화가 -

누구든 인생에 전환점은 항상 있기 마련이고, 저도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그림에 대한 새로운 결심이라고 할까요, 전에도 데프로마시용(D formation) 스타일 그림을 가볍게 그려본 적은 있지만 새로운 자극을 받은 것은 10년전 뉴욕아트쇼를 보러갔을 때 허드슨강 북쪽에 위치한 작은 마을 만클레어라는 동네를 방문했을 때부터 시작이 된 것 같군요.

저는 그곳에서 젊은 터키인 화가가 그린 300호 크기의 거대한 "트로이목마"라는 그림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트로이목마"는 기원전 12세기경 트로이전쟁의 하이라이트라고 하지요.

터키인 젊은 화가의 풍부한 상상력이 사실적이면서도 그로테스크(grotesque)하고 분위기를 압도하는 럭셔리(luxury)한 색채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힘차게 목마를 트로이성으로 끌고 들어가는 트로이 남자들의 강인한 구리빛 살결과 과감한 근육부침은 실로 인상적이었습니다. 터키인이 말하더군요. "Come back three thousand years ago my country."

3000년전 사건을 철저하게 재현시킨 그의 당당한 태도는 관람자로 하여금 박수갈채가 쏟아지게 하고, 뉴저지주 미술매거진은 터키인이 3000년전으로 돌아가 트로이목마를 재현시켰다고 난리법석이더군요. 그 당시 제 자신은 부끄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나도 할 수 있어.' 라는 강한 의지가 용솟음치는 듯한 묘한 기분이었고 결국 100년전 서울거리를 그리게 된 동기가 되었습니다.

100년전 서울거리를 그리려고 자료를 준비하는데 정말 힘들더군요. 옛날 사진을 수집해봤지만 사진 속 분위기는 온통 서민들의 고단한 삶, 풀 한 포기 보이지 않는 황량한 서울거리, 뜨거운 땡볕 아래 신발도 신지 않고 거리를 헤매는 어린아이들, 무심코 누군가 나무단을 사주길 바라는 나무장사 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힘든 삶을 추스르듯 하염없이 담배연기를 품어대는 서민들의 표정은 어렵고 고단한 삶의 한맺힌 편린이었습니다.

100년전 서울거리를 그릴까 말까 심한 갈등 속에 희망의 빛이라고나 할까, 저에게 구세주처럼 나타난 할아버지 한 분이 용기를 주시더군요. 할아버지는 건강하시고 아주 낭만적인 성격의 어르신이었으며, 소년시절 서울에 대한 인상을 자세히 말씀해 주시더군요.
가장 인상깊었던 일은 암울하고 어두운 서울거리에 마치 신의 후레쉬라도 터트린 듯 밝은 빛을 휘황찬란하게 내뿜으며 서울거리를 힘차게 달리는 전차의 헤드라이트 불빛은 아주 인상적이었다고 하더군요. 지금은 대수롭지 않은 일이지만 그 당시에는 온천지가 칠흑같이 어두운 밤이며, 빛이라고는 희미한 초롱불빛 정도였겠지요. 할아버지는 그 전차의 밝은 빛을 문명의 빛이라면서 지금은 추억의 빛이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低鍛� 품속에서 저멀리 움직이며 다가오는 밝은 불빛을 어린아이들은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는 모습을 잊을 수가 없고, 문명의 빛을 처음 보는 행인들의 아우성소리, 모든 상인들은 그때부터 발걸음이 빨라지고 야간에도 장사를 하는 독특한 문화가 처음 형성되었고, 고궁 앞의 밝은 꽃집 앞에 꽃을 가득 실은 꽃마차, 꽃지게가 밝은 불빛에 유난히도 아름다워 보였다고 어렴풋한 기억을 말씀해주시더군요.

지금 저는 그림 100년전 서울거리도 기록사진에서 풍기는 서민들의 고단한 삶의 표정보다는 할아버지의 추억 속에 자리하고 있는 낭만적인 서울거리를 화폭에 담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서양화가 이의성의 유화기법]

Swirling touch
brush stroke을 강하게 함으로써 현란하게 포진되어 있는 붓자욱을 연하게 함으로써 object를 깊이 있고 감미롭게 표현하는 정통유화의 가장 아카데믹한 기법이라 할 수 있음.

Schemer brush stroke
빛을 효과적으 표현하기 위하여 밝은 칼라를 먼저 던지고 어두움으로 서서히 덮어주는 일종의 hidden light 표현이라고 함.

- 前한국미술협회 이사장 김서봉(2004년 전시회에서) -


출처[포털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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