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4일 화요일

깊고 깊은 그림


이 작품이 첫눈에 확 들어와 우희춘 선생님의 다른 작품들까지 찾아 보았습니다. 한지에 정교하게 수간채색을 해서 색이 변치 않도록 작업하셨다는데, 그 옛날 도자기를 만들었을 장인들과 같은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시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이 작품의 주인공은 화려한 도자기가 아니라, 수 백년에서 어쩌면 천 년쯤 되었을 법한, 제 눈에는 상단의 가느다란 빗살무늬 테두리나 하단의 가느다란 금이 있는 것으로 보아 토기인 듯싶은, 오랜 세월의 흔적을 담은 투박한 그릇받침인데요.. 밑이 둥근 술병을 받쳤을 것 같습니다. 그 앞에서 삼국시대의 늠름한 장군이 술잔을 기울이고 옆에는 완숙한 석류처럼 아리따운 부인이 앉아 있었을 것 같은 상상을 하게 됩니다. 선생님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조연급인 석류가 상당히 부각되었는데요, 덕분에 그릇받침의 남성미가 더 돋보입니다.

오랜 역사 속의 그릇받침과 방금 나무에서 떨어졌음직한 석류가 어쩌면 이리도 조화로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릇받침 뒤에서 금방이라도 누군가 튀어나와 제 손을 잡고 다시 역사 속으로 시간여행이라도 청할 것 같습니다.

이런 훌륭한 작품을 소장할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자자손손 가보로 간직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출처[포털아트 - yobo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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