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보님은 야생화 작가다.
주변 야산이나 들판에서 흔히 보이는 패랭이꽃, 들국화, 망초 등등을 낡은 양동이, 녹슨 주전자, 나무물통에 담아 얹어서 소박하게 구도를 잡아낸다.
그런데 소박한 소재와 구도에 비해 그의 꽃들은 거의 항상스럽게 화사하고 강렬한 색감을 보여준다.
때때로는 새빨갛고 샛노란 색감이 지나치다 싶게 강하게도 느껴진다.
그 강렬한 색감 속에서 물기를 머금은듯 부드러운 수채화를 떠올리게 되는 건 왜일까? 유화물감과 수채화적인 마감붓질의 만남 때문이리라.
이번에 구매한 그림은 나무 물통에 자주, 분홍, 연분홍, 하양색의 패랭이 가득 담아내고,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심심해 뵈었는지 노랑 야생화를 배경에 채워 넣었다.
노랑꽃인데도 왜 안개꽃이나 개망초가 연상되는 걸까?
아마도 흰색의 안개꽃이나 개망초로는 자주빛 패랭이가 너무 도드라질까봐 염려하여 작가가 노랑으로 바꾸지 않았을까? 그림을 들여다 보면서 내 멋대로 상상하고 결론지우는 재미도 쏠쏠하다.
좋은 그림 그려준 이석보님에게 먼저 감사하고, 내게 기회를 준 포털아트와 양보해 주신 회원님들께도 고맙다는 인사드린다.
거실 잘 보이는 곳에 나지막하게 걸어놓고 내고향 뒷동산과 들판을 한껏 느껴보고 싶다.
출처[포털아트 - 물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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