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22일 월요일

경기가 어렵다


어려운 경기가 메르스때문에 더 어렵다.
그런 탓인지 큰 식당을 하는 유사장은 한 트럭 물건을 가져와 던졌다.
한 번 물건을 뜨면 앉은 자리에서 보통 600만원 이상을 뜨는 유사장은 식당이 어려운가 보다.
식당 매출이 60%정도 줄었단다.
안타깝다.
안타까운 건 안타까운 거고 경매는 경매다.
그간 그가 사 두었던 유화 몇 점이 경매에 나온다.
정물화 한 점을 4만5천원에 그리고 풍경화 한 점을 6만원에 뜬다.
그런데 집에 와 보니 정물화엔 K.JeongHo로 싸인이 되어있다.
눈군지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그런데 정물화를 안 사는 내가 정물화에 손을 댈 정도로 그림이 좋다.
풍경화 한 점은 눈에 익다.
장철희 화백의 '자전거 타는 풍경' 연작 중 하나다.
만 이 만 하다가 미안한 마음에 6만을 불러 바로 낙찰을 받는다.
유사장이 장철희 화백을 몰랐나 보다.
그 좋은 그림을 그 가격에....
그림을 사고 집으로 와 포털아트에서 장철희 화백의 그림을 쭉 검색해본다.
내가 산 그림이 좋다.
그 것도 월등하게...
구성, 색감....
특히나 색상이 너무 아름답다.
연분홍 벚꽃 나무 밑에서 두 사람이 자전거를 탄다.
이 행복한 그림을....
집사람도 너무 좋아한다.

경매 끝나고 경매장에서 저녁식사를 하면서 그림 이야기가 나왔다.
좋은 그림에 대해 누군가 묻는다.
좋은 그림?
내가 보고 내가 행복해지면 그 게 좋은 그림이다.
남이 좋으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내가 좋아야지?
남이 다 슬플 때 내가 행복하면 난 행복한 것이고
남이 다 행복할 때 내가 슬프면 난 불행한 것이다.
그림도 그렇다.
그렇게 생각한다.
그림을 많이 사는 나 사장은 그림이 나오면 작가 프로필부터 보고 그 이름을 인터넷에서 검색해 산다.
황 사장 역시 그림을 그린 작가를 많이 따진다.
그런데 난 그림만 보고 산다.
그림을 사고 난 후 작가를 확인한다.
눈이 있는 사람은 작가의 이름이 아닌 그림에 집중하나
자기 눈을 의심하는 사람은 그림이 아닌 작가의 이름을 따라간다.

골동품경매장이 수 없이 생겨난다.
이 어려운 때에...
그리고 또 없어진다.
그런데 없어지는 수에 비해 생기는 수가 더 많다.
아마 현시점에서 돈 버는 골동품경매장은 극소수일 것이다.
골동품경매장은 판매액의 10%를 수수료로 먹는다.
그런데 나가는 돈이 만만치 않다.
경매사를 쓰면 하루10~20만원의 멘트비를 줘야한다.
경리와 도우미를 쓰면 일인 당 7~8만원의 돈이 나간다.
집세 나간다.
점심을 줘야하니 그 돈 역시 만만치 않다.
점심을 준비하는 아주머니 경비까지 나가면 더 힘들어진다.
거기에다가 출품자를 물건 안 팔리면 정황상 물건 하나씩 떠줘야 한다.
한 번 경매해 1000만원을 팔면 수수료로 100만원 떨어지는데 이리 띠고 저리 띠면 남는 게 없다.
자기 집에서 본인이 멘트하고, 자기 가족이 경리와 도우미 해주고, 밥 해주고 간식 준비해 줘야 힘들게 유지된다.
그런데도 계속 생긴다.
뭐 먹을 게 있다고?
거기에다가 경매장주인은 출품자를 돈을 그 다음날까지 다 넣어주는 반면
구매자들은 몇 일 늦게, 또는 그 다음 경매 때까지 미루다가 주는 문제가 있다.
심할 때는 몇 개월 늦게 준다.
이런 이유로 경매장 주인은 항상 돈에 쪼들린다.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 중 하나다.
사람들에게서 받는 스트레스 역시 만만치 않다.
이상한 인간들이 다 모이는 곳이 골동풍경매장이다.
주변에 살면서 할 일 없어서 오는 사람, 점심과 간식 먹기 위해 오는 사람도 있다.
다들 안 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하는 이유를 물으면 나이 먹고 할 게 없어서 그냥 한단다....

시간 나면 그림 검색하는 게 일이다.
장철희 화백의 그림을 일주일만에 다시 만났다.
반갑다.
곰곰히 뜯어보니 참 좋다.
산이 좋아 샀는데 산도 보고 꽃도 보고 나무도 보니 더욱 좋다.
그림을 그리신 장철희 화백님과 포털아트에 감사드립니다.



















출처[포털아트 - bearind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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