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인을 보라. 식탁이라 이름 붙인, 붉은 체크무늬의 보라색 담요가 깔린 의자 위에 흰 색 털실로 짠 폴라원피스를 입은 아름다운 여인의 초상이다. 진한 보랏빛 꽃들은 그녀의 고고한 기품을 보여주고 꽃송이들의 모양은 보이는 그대로 이 여인의 헤어스타일이다. 도도한 여자일 것이다. 가는 허리에 한 손을 척 올리고 소위 자신만만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것을 보면, 외로운 여자일 것이다. 어두운 표정과 똑같은 색의 나무로 깎은 외기러기를 보면, 그리고 여자의 마음은 이미 가을로 치닫고 있고. 절정의 계절을 놓쳐 이제는 발효되고 있는 몇 조각의 모과와 함게...아, 사랑이 깊으면 외로움도 깊어라. - '그림 읽어주는 남자' (박세당 저) 중에서.
출처[포털아트 - 해맑은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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