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난만한 어린 소녀가 눈밭에 굴렁쇠를 굴린다.
비단 족두리를 머리에 쓰고
색동 저고리에 붉은색 다홍치마를 입고
어여쁜 꽃신을 신은 아기씨가 굴렁쇠를 굴린다.
온통 천지는 녹색의 공간이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은 굴렁쇠의 구름만 바라본다.
행여 넘어질까 작은 가슴 한 손은 빈 공기를 받쳐 든다.
가는 길은 희디 흰 눈밭이언만
어디를 가도 초록 공간
굴렁쇠의 가는 곳은 계산도 헤아림도 없이 푸르다.
저 멀리 구름 너머 가고픈 어른의 마음도
한 때는 굴렁쇠를 굴리는 해맑은 동심이었다.
한 편의 동화童話 속 이야기가 여기 그림 속에 담겨있다.
31호라는 커다란 동화童畵를 사무실 벽에 걸어 놓으니
사무실 공간이 동화童話 속의 동산이 되었다.
연말에 출간 예정인 (가제) 책의 표지로
담기에 더 없이 좋은 그림이다.
꿈 같은 동화를 그려준 김영민 화백의 천재적 작품성에 경의를 표하며,
경매에서 중도에 양보해 주신 여러분께 다시한번 감사드린다.
기다리다 지쳐버린 오늘에야 그림이 도착했다.
묵직한 포장 뜯어내는 데도 한 힘을 써야 한다.
벽에 거는 작업은 싱싱한 청년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기다리다 토라진 마음이 언제였는지
마음은 동화 속의 녹색에 빠져든다.
2017. 9. 6.
요산요수
출처[포털아트 - 요산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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