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27일 화요일

'심야' 작품을 보며 떠올린 어릴 적 기억


닭이 비명을 지르며 후다닥거리는 소리에 깜짝 놀라 잠이 깼다. 사랑방에서 주무시던 조부님이 방문을 열어젖히며 일어나 나오시고, 동시에 여러 가족들도 마당으로 달려나가 아랫채 닭장을 향했다. 놀란 닭 여러 마리가 마당으로 흩어져 나왔다. 어두워 분명하지 않은 가운데서도 어른들은 울타리 밖으로 닭 비명을 따라 달려나갔다.
족제비가 닭을 물고 간 것이다. 60년대만 해도 시골 우리 고향에는 족제비가 흔했다. 몸집이 제법 큰 살쾡이도 더러 왔다.
고요하던 밤, 한바탕 소동에 시골동네 삼이웃이 다 깨어난다. 이웃 어른들도 골목으로 다 나와 본다. 염소 잃은 이야기까지 보태신다. 조모님은 놀란 닭무리를 안정시키려고 닭모이를 뿌려가며 구구 구구 불러 모으셨다.
'심야' 작품을 보니 어릴 적 기억이 새롭다. 50여 수년 전의 이야기임에도, 아주 오랜 옛 이야기처럼 되어간다. 지난 시대의 재미난 풍경을 기록한 용순 화가께 박수를 드린다.

출처[포털아트 - suri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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