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짜기를 품은 먼 산 하나, 한글 자음이 무성하게 피어있는 곧고 깊은 나무 세 그루, 붉디붉은 태양 아래 나무 두 그루, 해바라기 여섯 송이, 바구니에 담긴 붉은 과일 세 개, 부리 붉은 푸른 날개 새 세 마리, 세상 더 이상 단단할 수 없을 정도로 포옥 아기를 안고 있는 엄마, 그리고 엄마와 아기 앞에서 새와 눈 맞추며 딴청피는 해학스런 호랑이 한 마리. 우리 민족의 세 박자 리듬을 타고 흐르는 작품을 보며 참으로 편안해졌다.
"곶감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가 아니고 "내가 주는 곶감 안 받아 먹으면 잡아먹지"라고 말할 것 같은 그 호랑이의 눈에 반했다. 엄마의 모정이 아니라 호랑이의 모정이 화면을 채우는 작품을 보며, 동화 한 편이 읽혀진다. 그리고 그가 호랑이인지 고양이인지 고민하느라 반나절을 보냈다. 그 눈이 나의 눈을 붙들고 놓지 않는데, 호랑인들 어떠하며 고양인들 어떠하랴!
조밀한 점묘법에 네가티브적 독특한 작품 세계를 펼쳐 모정 위에 동심이 얽혀드는 중첩적 세계를 보여주신 화백님과 이 귀한 작품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주신 포털아트 측에 더 없는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출처[포털아트 - qid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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