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중 작가님이 생성해 놓으신 그 말의 눈동자에 반해 무리하게 그림을 구입한 적이 있다. '일상-생성'! 수많은 붉음이 빚어내는 빛에 압도당해 그림 앞에 멈추어 섰다. 많은 이들이 그러했으리라, 유독 그 그림 앞에 많은 발들이 멈추어 섰다. 행여 가지지 못할세라 조바심을 내며 욕심을 부렸다. 그래서인지, 소장 후에도 껴안지 못하고 멀리서 힐끗 힐끗 쳐다보며 뜨문 뜨문 사랑을 건넨다.
이번에 내 품 안으로 들어온 '일상-생성'은 같은 이름 아래 전혀 다른 분위기다. 현대적인 터치와 전통적인 맥락이 어우러진 극사실주의의 표현법이긴 하나, 강렬하지 않고 예스럽다. 꽃과 연밥과 나비와 새와 천년의 탑! 깊고 부드러운 질감에서 느껴지는 편안함이 작품을 끌어안게 만든다. 화들짝 눈에 뜨이지는 않으나, 쉽지도 않다. 역사의 영감이 뚝뚝 흐르기에 추상적 언어를 읽어내는 지적 허영심을 만족시켜 주기도 한다.
사람에 둘러싸여 있었던 수십 년이 고통스러웠는지, 은퇴한 요즘은 사람 대신 그림으로 담장을 만들고 있다. 편하다! 김석중 작가님의 작품도 나의 담장에 걸려 나를 바라보고 있다. 발품 팔지 않고 제자리에 앉아 빛나는 작품들을 볼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주신 포털아트 관계자님께 감사드린다. 김석중 작가님께도 존경을 바치며!
출처[포털아트 - qid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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