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4일 금요일

꿈- 내 마음의 풍경


이 그림은 오래 전부터 눈여겨 봐 왔던 작품입니다. 그런데 왠지 볼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아서 입찰신청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림이 가슴을 턴비고 허전하게 만드는 분위기가 있어요. 사랑을 원하는 장미(수)를 거들떠 보지도 않는 장미(암)가 야속하기만 했습니다. 모래 시계 위에 있는 악보는 슬픈 이별을 연주하고 있습니다. 마치 '샤콘느'처럼, 가슴을 저미게 합니다. 그런 음악을 등 뒤에 던지면서, 사랑하는 여인이 떠나갑니다. 빽빽한 숲에 가려 빛이 들지 않는 숲길을 말없이 걸어갑니다. 그녀의 등 뒤에 드리워진 그늘은 나를 슬프게 합니다. 그녀도 애써 담담하게 갑니다. 그러나 그녀도 뭇 상념의 심연 속에서 발길이 공중에 떠 있겠지요. 헛발이나 딛지 않을까 우려스럽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때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우리는 만날때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만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이기는 사랑의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모래시계의 시간 속으로 떠나간 여인은 이제 돌아오지 않습니다. 저 모래시계는 뒤집을 수 있어도 한 번 뒤집어진 시간은 다시 뒤집을 수 없습니다. 시간의 가역반응은 생길 수 없는 거쟎아요.
가슴아픈 이별의 음악이 가지에 간신히 매달려 있는 잎새를 울립니다.

훗날에 훗날에 그녀도 나도
어디선가 한 숨을 쉬면서 이야기 하겠지요.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어쨋든 오늘 '꾸~~~~욱' 눌렀습니다. 남들 눈에 띄는 곳에 걸어두면 '무슨 뜻으로 구입했냐?'고 많이들 물을 것 같군요.
('님의 침묵'과 '가지 않은 길'을 섞어서, 적어 보았습니다.)

출처[포털아트 - juri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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